2025년 5월 월간 독립출판 '월간 독립출판' 스물두 번째 편지
독립서점 '새벽감성1집'과 객원 에디터 5인이 함께 만드는 이메일 뉴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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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가족 이야기의 책을 만나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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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와 여름으로 향하는 포근한 날씨가 있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과 부부의 날이 있어 가정의 달로 불립니다. 가족의 달, 우리는 어떤 가족 이야기를 책으로 만났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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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말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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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나? 우리는 그 질문에 저마다 각자가 읽었던 책을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와 자식 이야기, 그 뒤로는 부부 이야기, 반려동물과 함께한 이야기 등 다양한 가족에 관한 책들을 찾을 수 있었고, 서로의 취향이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족이 꼭 혈연관계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나는 내 집의 유일한 가족인 '나'를 챙겨야 할 의무가 있는데 1인 가족도 가족 아닐까요?"
"가족이라는 말과 비슷한 '식구'라는 말처럼 밥을 함께 먹는 사이는 어때요?"
우리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생각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월간 독립출판'을 통해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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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희 : 여행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봄이 주는 활력 앞에서 나른하다. 무언가를 더 해야지 마음먹으면서도, 여전히 주춤대지만 저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중이다. 가다 보면 더 많은 세상을 보고, 더 많은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설렘이 크다.
차혜선 : 삶은 누구나 만만치 않지만, 그럼에도 연민과 연대의 마음을 붙드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다. 인간이 되어 보려 하나 또 실패하고, 백만 아흔몇 번째 다짐을 다시 하는 중. 오늘도 인간이 되기를 애써 본다.
황효 : 네 인생은 왜 그렇게 시트콤 같니?라고 하길래 글로 남겨 본다. 특이하다는 말대신 “특별하다”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ㄱㄴㄷ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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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언제 결혼하냐", "혼자 안 외롭냐"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이래 봬도 나 혼자 밀키트 뜯고, 세탁기 돌리고, 혼밥 하며 꽤 알차게 살아간다. 이제 혼자 사는 사람이 가족 형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대다. 나노 단위로 쪼개진 가정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방식도 인정받아야 한다. 혼자 사는 이들에게 고독사 걱정만 하지 말고, 가끔 안부나 물어봐주면 좋겠다. 알아서 잘 살아가는 1인 가정은 나만의 방식대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게 나다. 이게 삶이다. 뭐, 이게 어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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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로맨틱한 토마토 달걀볶음』은 명절 도피성으로 상하이 여행을 갔다가 여권을 분실하고 귀국하는 여정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여권 재발급 과정에서 스쳐간 로맨틱한 사건과 한인 민박에서 먹었던 토마토 달걀볶음이 주요 이야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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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누는 밥상, 함께 먹어요』는 6명의 작가가 '한식'을 소재로 쓴 글을 엮은 앤솔로지입니다. 다양한 한식의 추억을 수필, 시, 소설을 섞어 한 권의 책으로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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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감성에서 공저로 출간한 ‘마음을 나누는 밥상, 함께 먹어요’는 6명의 공저 작가님들 각자의 사연이 담긴 음식 이야기가 담겨 있다.
“된장찌개에 담긴 나의 사랑으로 내 가족들이 자극적이고 피로한 삶의 순간에 언제든 위안을 주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심심한 제맛과 향기를 품은 된장찌개 같은 따뜻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익숙한 음식의 숨은 이야기 中 된장찌개 101p)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떠오르는 사람들, 내게는 가족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의 마음과 맞닿아 있다. 가족과 편안한 공간에서 익숙한 음식을 먹고 나면, 지친 몸이 회복된다. 어릴 때는 특히 더 익숙한 음식에 편안함을 느꼈다. 그래서 새로운 요리를 시도한 엄마의 음식이 맛없다고 투정 부렸다. 가끔 냉장고 재료를 소진해 볼 요량에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아이에게 주었다. 아이가 지난날의 나와 같이 투정을 부릴 때면, 이것이 그대로 돌려받는 것인가 생각도 들었다.
신랑은 언제나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고집한다. 친구의 레시피를 배워 야심 차게 준비한 참치김치찌개를 내놓은 적이 있다. ‘내 스타일 아니다’ 하는 것이 나를 거부하는 것 같아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다. 나중에서야 힘겨운 회사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익숙한 음식에서 편안함과 안전함을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가족의 기운을 북돋우고 채우기 위해 끓였던 음식에서 슬프고 아픈 시간을 함께 하려고 방문한 조문객을 정성스럽게 대접하기 위한 음식으로 준비한 육개장 이야기를 읽으며 엄마가 끓여주신 육개장이 떠올랐다. 생일날 엄마는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보셨다. 육개장이 먹고 싶다는 나의 대답에 의외라는 엄마의 반응도 떠올랐다. 엄마가 큰 마음먹고 정성껏 몇 날 며칠 재료를 손질하고 큰 냄비에 한가득 끓여준 육개장의 맛이 떠올랐다. 진한 소고기 육수에 얼큰함이 어우러져 밖에서 지쳐 돌아왔을 때 엄마 손맛의 육개장을 한 그릇 해치우면 에너지가 충전되었다. 그 맛을 한참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세 번이나 등장한 육개장 이야기를 읽고 육개장의 든든함과 추억이 되살아났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나의 지난날도 함께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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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책은 73세 은발의 덴마크 엄마 아네뜨와 회색 눈동자의 딸 쥴리, 그들의 기록을 엮은 책입니다. 가족과 가족이 아님에 대해, 혈연이 아닌 존재에게도 느끼는 가족의 정의를 생각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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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똑같은 장래희망이 그대로 제목인 책을 페어에서 만났다. 제목도 사진도 개인적 취향이라 읽게 된 책. '나는 여행이 당최 싫다'고 시작하는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덴마크의 시골 마을에서 한 달간을 사진으로 담고 돌아온 이야기다. 그러면 덴마크에서 지낸 여행에세이일까. 책을 다 읽고 나니 덴마크는 그저 던져진 공간이었다. 오히려 한 할머니, 그리고는 그 할머니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자인 썸머는 독일 베를린으로 향하는 장거리 버스에서 덴마크 사람 쥴리를 만난다. 길에서 만난 절묘한 인연 덕에 이후 썸머는 쥴리의 엄마인 아네뜨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덴마크 할머니인 아네뜨와 두 딸의 유년기, 할머니 아네뜨의 엄마 아빠와의 추억, 아네뜨의 남편까지 가족의 서사가 집안의 물건과 기록을 통해 펼쳐진다. 결국 분명 한 가족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바라보던 썸머는 어느 순간 직접 그 가족의 참여자가 되며, 자신의 이야기를 돌아본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언젠가부터 언론과 주위 많은 모습에서 가족이 쉼과 추억을 만들어가는 평온한 관계가 더 이상 아닌 경우를 마주한다. 사랑한다지만 무작정 책임을 지거나 희생을 하기도 하고, 서로가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억압하기도 한다. 가족으로서 평화로운 모습을 지향해야 한다는 정직한 말을 하고 싶진 않다. 그저 좀 더 가족이 가벼울 순 없을까. 지금 5월, 같이 소풍을 갈 수 있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주 친한 친구들 모임처럼.
또 생각해 보는 것. 아네뜨 할머니는 엄마 커스틴과 아빠 어위로부터 나이가 들어서조차 계속되는 충분한 유년기를 물려받았고, 그 귀한 관계는 나이가 든 딸 쥴리와 니나에게 이어진다. 책에서도 '엄마아빠가 아니어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받고 있으며, 꼭 핏줄이 아니어도 가진 것을 이어가게 할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유산을 누군가에게 받았고, 또 누군가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이것 또한 또 다른 의미의 가족이라고 우겨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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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월간 독립출판'은 객원 에디터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꾸려 나가려고 합니다. 새벽감성1집 독립서점에서 발행하지만, 새벽감성1집에 없는 책도 소개합니다. 이미 절판인 도서와 신간 도서를 섞어 소개할 예정입니다. 때로는 여러 독립서점 이야기도 전해드립니다. 에디터님들과 함께 만들어질 '월간 독립출판'을 기대해 주세요!
다음번엔 당신의 취향을 소개할 거예요!
월간 독립출판은 다음 달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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